리베이트 방조 의혹 질의하자 묵묵부답 일관한 A제약 홍보실, 실적 발표는 열심히…[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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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방조 의혹 질의하자 묵묵부답 일관한 A제약 홍보실, 실적 발표는 열심히…[기자수첩]
  • 김상록
  • 승인 2023.07.27 15: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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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연합뉴스

얼마 전 리베이트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A제약사의 한 영업사원이 회사 보호 아래 징계 없이 계속 근무 중이라는 주장이 담긴 제보 메일을 지난 24일 받았다.

한국면세뉴스는 제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날 오후 A사 홍보실 관계자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고, 다음날인 27일 오전에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전날 동일한 내용의 문자를 보냈던 홍보실 다른 직원에게도 이날 전화를 걸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홍보실 팀장에게 제보의 사실 여부를 묻는 문자를 보냈고, 이후 통화를 시도했다. 예상했던 대로 연결이 닿지 않았다.

다수의 홍보실 직원이 동시에 기자의 연락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기사를 쓰겠다는 의도가 아니었고, 먼저 회사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이같은 반응이 돌아오자 기자는 황당함을 느꼈다.

기업과 관련된 의혹은 대부분 부정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의혹을 제기한 쪽의 의견만 듣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입장과 해명도 충분히 들어봐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실과 다른 부분이 기사로 나갈 수 있고, 이와 관련된 피해는 기업에게 돌아간다. 기자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썼을 경우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고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기자들이 의혹을 악의적으로 부풀려서 쓰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홍보 담당자와의 소통은 필수적이다.

이번 일로 인해 A사가 보여준 대응 방식은 코스피에 상장된 중견 기업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형편 없었다. 껄끄러운 일로 오는 기자의 연락은 무조건 피하고 잠잠해질때까지 버티겠다는 것 아닌가. '존버 정신'은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니다.

마침 A사는 이날 오후 실적 자료를 발표했다. 올해 2분기에 별도기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축제 분위기다. 물론 잘한 일은 칭찬해야 한다.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은 홍보실의 중요한 업무일 것이다.

다만 A사 홍보실 직원들은 자기가 편하고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불편하고 하기 싫은 일은 피하려는 태도가 과연 성인으로서, 직장인으로서의 적절한 마음 가짐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또 무례하게 구는 기자들을 한탄하기 전에 반대로 홍보실 직원은 기자들에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는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취재원과 기자의 관계는 서로 존중하고 노력하며 만들어가는 것이다. 모든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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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쯧 2023-07-27 20:35:14
일기는 일기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