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럭키백, 가격 매년 오르고 마음대로 고르지도 못해…그래도 살 사람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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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럭키백, 가격 매년 오르고 마음대로 고르지도 못해…그래도 살 사람은 산다?
  • 김상록
  • 승인 2020.01.09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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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판교역점
스타벅스 판교역점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9일부터 럭키백 세트 판매를 시작했다. 매년 가격이 오르고 가방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직접 고르지도 못하지만 매번 출시될 때마다 하루 만에 소진될 만큼 인기가 높다. 대부분 이전 시즌에 판매된 이월상품으로 구성됐음에도 교묘한 마케팅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고 있다. 마치 고객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사은품처럼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부터 출시된 럭키백 세트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이번에는 텀블러, 콜드컵, 워터보틀, 머그 등 총 7종으로 구성됐다. 모두 이월상품이다. 수량은 1만7000개이며 선착순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가격은 6만8000원. 럭키백 세트는 2011년 3만8000원, 2012년 4만2000원, 2013~2014년 4만5000원, 2015년 4만9000원, 2016~2017년 5만5000원, 2018년 5만9000원, 2019년 6만3000원으로 꾸준히 인상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재고 처리 아니냐.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기자가 럭키백 세트의 가격이 매번 상승하는 이유를 묻자 "구성품이 많이 변경됐다. 작년에는 텀블러가 3개 들어있었는데 올해는 4개까지 수량을 늘려서 좀 더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구성됐다. 포장도 종이박스에서 친환경적인 소재로 변경해 고객들이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끔 했다. 그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관계자는 럭키백 세트가 재고처리를 위한 상술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고객들한테 사은행사 의미로 진행하는 부분이다. 스타벅스를 사랑해주시는 고객들이 매년 기다려주는 행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며 "사은 의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기획 의도 자체가 '럭키'라서 개봉하기 전까지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콘셉트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 럭키백 세트
스타벅스 럭키백 세트

매해 럭키백 세트가 출시되는 당일에는 각 스타벅스 매장에 이른 시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구매에 성공한 이들은 SNS에 인증샷을 올리기 바쁘다.

올해는 작년 같은 대란은 없었다. 이날 오전 스타벅스 판교역점에는 간간이 럭키백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볼 수 있었다. 한 여성은 결제 도중 럭키백 내용물은 랜덤으로 나온다는 안내를 듣자 당황하면서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판교역점 직원은 한국면세뉴스에 "우리 매장은 다른 곳에 비해 판매 속도가 좀 더딘 편이다. 오전 9~10시쯤 모두 판매되는 곳도 있다"며 "늦어도 점심 이후에는 거의 소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가 워낙 높고 소비자들의 충성도도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을 활용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인다. MD 상품이 스타벅스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매출이 높지 않나"라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단 고객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소가 없진 않다"면서도 "기존에 MD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일 경우에는 신제품인 줄 알고 샀는데 이월 상품이 들어있으면 배신감이 조금 들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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