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없애고 온라인으로… ‘숨고’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하는 사장님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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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없애고 온라인으로… ‘숨고’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하는 사장님 노하우
  • 허남수
  • 승인 2020.12.31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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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은 모든 분야를 집어삼켰고, 뒤바뀐 일상에 적응하기 위하여 모두가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자영업자는 소비가 위축되고 모임 등이 취소되며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역사를 되짚어보면 팬데믹은 항상 미래를 앞당긴 전력이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지만,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과감히 없애고 온라인으로만 고객을 만난다는 자영업자 김재용님. 매칭 플랫폼 ‘숨고’에서 .  커튼 블라인드 설치 고수로 활동하는 그는 요즘 같은 불황에도 아침부터 밤까지 밀려드는 고객을 만나고 있다. 시공을 위해 하루 400km 이상 이동을 하는 일이 잦다는 그에게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요즘 커튼, 블라인드 분야 경기는 어떤가? 

"커튼 업계가 전체가 반 백수나 다름이 없다. 요즘 동네에서 커튼집이나 수예점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매장에 앉아 있어 봐야 일주일에 한 사람 계약 할까 말까 한 상황이다. 직접 제작에서 설치까지 다 하는 곳이면 그래도 형편이 좀 낫고, 둘 중 하나만 하는 경우라면 인건비도 안 나오는 곳들이 태반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고 온라인 영업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커튼 매장을 하려면 월 1000만원 정도는 든다. 커튼 매장은 층고가 높아야 해서 2~3미터 되어야 하는데 세만 천만원씩 든다. 거기에 상담 실장님 월급 3백만원 주고 나면 장사가 잘 되어도 남는 것이 없다. 내 나이가 쉰여덟인데, 인터넷을 잘 알아서 한 게 아니라 운영하려면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영업을 해야만 했다. 지인이 숨고를 추천해 주어서 처음 사용하게 되었는데, 일감의 70% 정도가 숨고에서 나온다. 오늘 설치 예약이 4건인데, 보통 그 정도씩 한다. 설치하러 다니느라 하루 400km씩 운전할 때도 많다. 숨고 에서 자리잡고 나서는 한여름, 한겨울 비수기도 거의 없다."

-온라인 영업을 잘 하는 노하우는?

"처음엔 고객들이 정보를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도 전문가로서 대충 감이 온다. 설치만 원하는지, 제작도 같이 해야하는지 상황을 판단해서 견적을 제시한다. 온라인이다보니, 모든 사람들이 다 응답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할 사람은 답변을 준다. 워낙 많이 다니니까 사진 한장만 봐도 몇 평인지 창이 몇 개쯤일지 대충 안다. 그걸 기준으로 견적을 내주면 고객이 나를 신뢰하게 된다. 그리고 아무리 귀찮아도 방문 실측을 한다. 그럼 거의 100% 계약이 성사된다. 전세 고객이다 하면 커튼 제작할 때 시접 단을 많이 준다. 나중에 이사할 때도 문제 없으라고 배려하는 건데, 이런 한 끗 차이가 단골고객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은 다 뜨내기 손님이라는 다 옛말이다."

-커튼/블라인드 설치를 하며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커튼 블라인드를 제작할 때보다는 설치할 때가 좋다. 내가 설치를 하면 고객이 뒤에서 보는데, 이 사람들은 매장에서 실물을 보고 나를 선택한 게 아니니까 당연히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막상 실물을 보면 감탄하는 소리를 낸다. 그 순간이 정말 기분이 좋다. 고객들이 고맙다고 문자 보내주고, 숨고에 후기 써주면 정말 하루 피로가 싹 날아가는 것 같다. 그런 게 일하는 기쁨 아니겠나."

-어려움이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정말 어렵고 힘든 분들 많다. 나도 반백수로 어려운 적이 많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럴 때일수록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되, 정직하게 해야 한다. 나 어렵다고 바가지 씌우면 고객도 안다. 받을 금액만 받고 안 깎는다. 깎아줄 금액이라면 애초에 비싸게 부른 셈이다. 차라리 선물을 드리면 드렸지 가격으로 장난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대화가 중요하다. 나는 손님하고 대화를 정말 많이 한다. 실없는 농담이 아니라 노하우를 알려준다. 커튼 속지 넣는 법이나 주름 예쁘게 잡는 법, 세탁 하는 법 이런 것들을 나누는 거다. 고객도 좋아하고 나도 기분이 좋다. 진심으로 내가 대할 때 고객도 나를 다시 찾는다는 것을 모든 분들이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허남수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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