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 얼룩 지고·벽에는 금 가고…입주민 없는 썰렁한 수원 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KDF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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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얼룩 지고·벽에는 금 가고…입주민 없는 썰렁한 수원 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KDF 현장]
  • 김상록
  • 승인 2024.03.21 16: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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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위치한 금호리첸시아 퍼스티지 1단지 전경
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주차장 입구
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1단지 주차장 입구

찬바람이 쌀쌀했던 21일 오전. 한국면세뉴스는 각종 하자 문제로 수분양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수원 금호리첸시아 퍼스티지 1단지' 오피스텔을 찾았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나 이 곳에서 입주민들의 온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휑한 분위기가 건물을 감쌌다. 마무리되지 않은 공사를 진행하는 작업자들만 바쁘게 오갈 뿐이었다.

기자는 리첸시아 비상대책위원회 임원들과 함께 주차장을 먼저 둘러봤다. 천장 곳곳에는 얼룩이 있었다. 앞서 리첸시아 지하 주차장 천장에서 물이 새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당시 "하자가 아닌 일시적 현상"이라며 퇴수조치 테스트 과정 당시 발생한 실수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비대위 임원 A씨는 "지금은 그나마 정리가 돼서 이 정도"라며 "다음주부터 안전 점검 진단을 하는데 그때 되면 또 누수 현상이 발생할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주차장에 화재 경보기가 설치되지 않았는데 사용 승인이 났다며, 시공사·시행사가 승인을 받기 위해 최소한의 규격을 맞추는 데만 급급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리첸시아 지하 주차장 벽에서 발견된 금 자국, 천장에는 얼룩 자국이 있다.

그는 "5년간 하자 보수를 해준다고 하는데 우리가 새 아파트에 들어온 것이지 하자 보수를 받자고 7억원을 들여서 이 곳에 들어온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주차장 벽에서는 금이 간 자국이 발견됐다. A씨는 금이 간 것은 이번에 처음 봤다며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A씨는 주차장에서 물이 샌 곳을 구멍을 뚫어서 임시로 떼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천장 일부에 손을 대고 나니 가루가 그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단지 내에 조성된 조경 공원도 수분양자들을 만족 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가 올 경우 바닥이 꺼지고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관도 좋지 못했다. 바닥은 듬성듬성 배열됐으며 잡초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기울어질듯한 나뭇가지가 집의 창문에 닿아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이 다섯의 엄마인 B씨는 통학로가 완성되지 않아 전전긍긍했다. 아이들이 도로 공사 중인 곳을 지나갈때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통학로 공사는 오는 6월에 완료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리첸시아 1단지 내에 조성된 조경 공원
리첸시아 1단지 조경 공원 바닥

A씨, B씨는 리첸시아의 공사 상태를 거듭 지적했다. A씨는 "금호라는 이름을 떼어 버렸으면 좋겠다. 웬만한 빌라보다 못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현재 임시 거처에서 월세 생활을 하고 있다. 시부모님을 비롯해 온 가족과 함께 리첸시아에서 지내려고 했던 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 

B씨는 "대기업 이름을 보고 계약했는데 이럴 줄 몰랐다"며 "서민들만 죽어난다.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뉴스에서 누가 집회 하는것을 보기만 했었지, 내가 집회 현장에 나오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라고 했다.

통학로 공사 중인 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대부분 일반인들로 구성된 비대위가 이 싸움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법적 지식을 비롯해 시간과 금전적인 부분에서 시행사, 시공사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일터. 수분양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하 주차장 입구에 새겨져 있던 '입주민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야속하게 보일 따름이다.

한편, 리첸시아 비대위는 매주 화요일, 목요일 수원시청 앞에서 시행사, 시공사, 수원시를 규탄하는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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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미 2024-03-21 21:59:59
이런 오피스텔에서 억울해서 못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