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피눈물·날림공사 날치기 승인 불허"…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에서 무슨 일이? [kdf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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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 피눈물·날림공사 날치기 승인 불허"…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에서 무슨 일이? [kdf FACT]
  • 김상록
  • 승인 2024.01.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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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1단지' 분양자들이 30일 수원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피 토하는 심정으로 하루 하루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7억원이 하늘에 붕 떴다" "7억 3000만원 짜리가 4~5억원도 안된다" 

오는 31일 입주 예정인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 2지구에 위치한 '수원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1단지' 분양자들이 시공사인 금호건설을 강력 규탄하고 있다. 해당 건물에서는 누수를 비롯해 천장에 구멍이 나고 바닥에 금이 가는 등 부실 공사를 짐작케 하는 하자가 다수 발견됐다. 지하 1층에는 소변 흔적도 있었다. 

분양자들은 금호건설이 이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땜질식 처리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목표로 하는 사전 점검 동의율만 달성한 다음 일을 급하게 마무리 하려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3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 금호리첸시아 비상대책위원회(리첸시아 비대위) 회원들은 릴레이 형식의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이 준비한 현수막과 피켓에는 '미시공된 공사판에 사전점검 웬말이냐' '닭장같은 오피스텔 인허가 웬말이냐. 수원시가 책임져라' '날림공사한 금호 날치기 승인 불허' '1단지 분양 철회하고 계약해지 요구한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확성기에서는 "500여 세대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하루 하루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수원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1단지는 총 513세대(총 8개동, 지하 2층 지상 15층)가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이다. 현재 네이버페이 부동산에는 해당 매물의 매매가가 5억 1500~7억 3400만원, 전세가는 4~5억원으로 형성됐다.

리첸시아 분양자들이 주로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오피스텔이 기본적인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분양 전 단지 내에 조성된다고 안내 받은 커뮤니티시설 및 주변인프라가 실제로는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리첸시아 비대위 관계자 A씨는 30일 한국면세뉴스와 만나 "누수가 심각하다"며 시공사가 사전 점검을 하기에 충분한 환경이 아님에도 졸속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공사에) 사전 점검일을 공사를 완료한 다음으로 미뤄달라는 요청을 했고, 그렇게 할 것처럼 하다가 말을 바꿨다"며 "사전 점검을 하는 줄 알고 있는 분양자들이 있고,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양자들도 있다. 입주자들을 이간질하고 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 관계자 B씨는 "사전 점검일에도 공사를 하고 있더라"며 "입주자들을 완전히 무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장 내일이 입주 예정일인데 사전 점검과 관련한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7억원이 장난이냐"고 황당해했다. 이들은 금호건설이 사전점검을 제때하지 못한 세대는 추후 보수를 해주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고도 했다. 

A씨는 "(이 상태로) 입주를 하면 하자 책임을 입주자한테 미룰 게 분명하다"며 하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입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리첸시아 비대위에 따르면 1단지 내에는 도로, 인도가 없어 당장 단지 밖으로 이동하는 것 조차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A씨와 B씨는 "도로가 생길때까지 감옥살이를 해야한다. 사방이 공사판"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에서 발견된 각종 하자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비오는 날 비상 계단 창틀에서 물이 새는 모습, 바닥에서 발견된 파인 흔적, 지하 주차장 천장에서 샌 물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모습, 벽에 금이 가 있는 모습. 사진='수원금호리첸시아 사기분양' 인스타그램 캡처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바닥에 금이 가 있다. 사진='수원금호리첸시아 사기분양' 인스타그램 캡처
입주를 2주 앞둔 당시 수원 금호리첸시아 퍼스티지 오피스텔의 모습. 사진='수원금호리첸시아 사기분양'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수원금호리첸시아 사기분양'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수원금호리첸시아 사기분양' 인스타그램 캡처

A씨는 "(금호건설은) 사전 점검만 세 번이나 미뤘다. 이렇게 미루는 건설사는 없을 것"이라며 "사전 점검에 오면 오고 말거면 말라는 식이다. 어떻게든 사용 승인만 받으려고 할 것이다. 많이 허탈하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자들 중에서는 이번 일에 충격을 받고 유산을 하고 파산을 한 사람도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도 시행사와 시공사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각 분양계약 취소 또는 해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 중이다. 주요 내용은 ■리첸시아 2단지가 더 낮은 가격에 분양되어 1단지를 분양 받은 이들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고도의 위험이 있다는 점 ■약정된 커뮤니티 시설과 주변 인프라가 제대로 들어서지 않아 생활에 불편함이 초래될것이라는 점 ■미분양 물량이 상당할 만큼 인기 있는 입지가 아니어서 시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오피스텔 미분양 시에도 전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이 오피스텔이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시설 면에서 아파트보다 질이 떨어진 다는 점 ■일조량과 조망권이 침해되고 사생활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을 만큼 동 간 간격이 협소하다는 점 등이다.

이어 분양자들은 분양대행사가 ■오피스텔 2단지는 할인 분양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1단지 계약 시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 ■이 사건 오피스텔 지하에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설 것이고 인근에 대형병원, 백화점 등이 입점 예정이어서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점 ■이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 물량이 거의 완판 되었다는 점  ■완판되지 않을 시 전매 혹은 전세계약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 ■이 오피스텔이 아파트 못지않은 구조로 지어진다는 점 ■단지 구조가 거주자들이 살기 좋게 설계되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며 "홍보를 믿고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고 말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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