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리첸시아 허가 안 할 명분 없다는 이재준 수원시장…입주자 호소 외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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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리첸시아 허가 안 할 명분 없다는 이재준 수원시장…입주자 호소 외면하나
  • 김상록
  • 승인 2024.03.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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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수원시청 앞에서 집회를 연 수원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입주 예정자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 2지구에 위치한 '수원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1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각종 하자 문제로 인해 사용 승인 반대·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승인을 허가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이 시장이 현장을 자세히 보지 않은 채 탁상행정으로 승인을 내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수원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1단지' 분양자들은 올해 1월부터 수원시청 앞에서 집회를 수차례 열며 해당 건물의 사용승인을 반대했고, 지난달 16일 수원시의 사용 승인이 떨어지자 승인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하자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입주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일부는 계약 취소 소송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금호리첸시아퍼스티지 1단지' 비상대책위원회 박모씨는 지난달 8일 집회 현장에서 "수원시도 같은 테두리 안에서 돌아가는 느낌이다. 섭섭하다. 수원시가 너무 시공사 위주로 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일동은 당시 성명문을 통해 ◀시정명령 요구 ◀사용승인 준공불허 ◀입주민들이 원하는 점검업체를 선정해서 사전점검 재실시 ◀옥상조경 철거 ◀금호건설의 공식 사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현장 방문 등을 요구했다.

이 시장은 이후 현장에 방문했으나 사용 승인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입주 예정자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입주민 대표 함모씨에 따르면 이 시장은 2월 20일 함씨에게 연락해 금호리첸시아 현장에 다녀왔다며 사용 승인을 취소할 명분, 허가를 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함씨는 전날 한국면세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장은 '시는 최선을 다했다. 사용승인 취소 명분이 없고 건축사가 나가서 점검한 것에 도장을 찍을 수 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이야기하더라"며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권력기관을 동원해 싸우겠다고 하고 화가 나서 시장과의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수원시가 승인 허가를 내린 상황에서 입주자들이 사용 승인 취소를 이끌어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 시장이 지자체장으로서 관련 내용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집에서 살아야 할 사람들이 문제가 많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는데 시공사와 승인을 담당한 시만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하면 납득을 하겠나.

이 시장은 취임 후 SNS를 통해 시정 활동을 상세히 홍보하며 민생 곳곳을 두루 챙기는 시장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페이스북에 '열여덟 어른'을 위한 삶터, 셰어하우스 CON을 소개하며 "셰어하우스 CON은 주거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사회 멘토링으로 심리 안정과 성장을 돕고, 취·창업 정보도 제공한다"고 했다.

2023년 12월 13일 저층주거지 집수리 지원사업 대상자 가정에 방문한 이재준 수원시장. 사진=수원시 제공
설 연휴를 앞두고 전통시장을 찾은 이재준 수원시장. 사진=수원시 제공
사진=이재준 수원시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

또 "셰어하우스 CON을 해마다 2호씩 10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오늘을 살아가는 '열여덟 어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디딤돌이 되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는 집이다. 이 시장이 안정적인 거주지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 이번 금호리첸시아 건을 이렇게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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