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생색내기' 수수료 면제..."갚을 수도 없는데 '중도'상환 무료?" [민병권의 딴짓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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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생색내기' 수수료 면제..."갚을 수도 없는데 '중도'상환 무료?" [민병권의 딴짓딴지]
  • 민병권
  • 승인 2023.01.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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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계묘년 새해가 그 어느 때보다 춥게 느껴진다. 한파로 추워진 손발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으로 장보기는 겁이 나고 아끼고 졸라매도 하늘 모르고 치솟은 전기·가스요금에 마음도 춥다.

27일 농협은행은 취약차주에게 대출상환 부담을 완화해준다고 다음 달 1일부터 중도상환수수료를 1년간 전액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NH농협은행은 "해당 금융지원 대상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주택담보·전세자금·신용대출 등을 보유한 신용등급 5등급 이하 차주"라며, "고객의 편의를 위해 적용 여부는 별도 신청 없이 대상자격을 심사해 중도상환수수료를 자동으로 면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득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출자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높아진 금리에 신용도가 양호한 사람들조차 대출을 조기에 상환하는 것은 말 그대로 바람일 뿐일 텐데, 중도에 상환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런 조치가 신용등급 5등급 이하 차주들에 해당될지는 의문이다.

주변 지인은 이 내용을 들은 후 "나도 만기 전에 빚 갚고 싶다. (고금리로) 상환할 수 없는 사람에게 중도상환 무료라니..."라며 어처구니없어했다.

시행 후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은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농협은행은 답해야 할지도 모른다.

(농협에 '해당되는 차주가 얼마 정도 되나' 문의했지만, 아직 대답을 받지 못했다)

공적 책무를 짊어질 수밖에 없는 은행과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 실천은 중요하다. 대상이 취약 계층이라면 더욱 세심한 배려와 고려가 필요하다. 도와주려고 한 일인데 자칫 생색내기로 흐를 수 있기에 그렇다.

(1등급, 2등급 하던 신용등급제는 2021년 1월 전면 폐지됐다. 개인 신용도 측정에는 이제 신용점수로 산정하는 신용점수제만 가능하다. 농협 자료에는 '신용등급 5등급 이하' 취약차주들이 대상이라고 적시됐다)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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