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판매행위 아냐·꼼수"…추경호 부총리 이어 농식품부 장관도 '슈링크플레이션'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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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판매행위 아냐·꼼수"…추경호 부총리 이어 농식품부 장관도 '슈링크플레이션' 때렸다
  • 김상록
  • 승인 2023.11.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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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식품대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정부가 기업들이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수량, 무게, 용량 등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소비자가 (식품을) 사 먹을 때 일일이 깨알같이 확인하진 않는다"며 "100g 들어가던 것을 90g 들어간다고 충분히 공지하면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슬그머니 (중량) 표기만 바꾸는 것은 꼼수"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제품의 양이 줄어들 때 제조업체나 유통업체가 소비자에게 고지하도록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는 기획재정부나 우리 부나 공정위원회에서 논의해봐야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소비자단체가 나서야 한다.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는 식품 기업이나 외식 업자들이 원자재 가격이나 인건비가 오를 때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는 기업이 버틸 수 있을까"라면서 "소비자의 권익을 신장하는 쪽으로 업계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방문해 주요 품목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찾아 채소류 등의 가격을 점검한 뒤 기자들과 만나 "('슈링크플레이션'은) 정직한 판매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내용물을 줄이는 경우가 있는데, 국민들께서도 제품 불신이 커지고 그것은 지속 가능한 영업행위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회사에서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양을 줄여 팔 경우 판매사의 자율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정당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품 내용물이 바뀌었을 때 소비자들이 알 수 있는 조치를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이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간접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려는 전략이다.

앞서 농심(오징어집·양파링), 동원F&B(양반김·참치캔), 해태제과(고향만두), 롯데웰푸드(꼬깔콘, 카스타드, 하리보 젤리) 등이 지난해와 올해 용량을 줄였다. 풀무원은 '탱글뽀득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의 개수를 1봉당 5개입에서 4개입으로 줄인 것이 최근에 알려졌다.

슈링크플레이션을 한 A 업체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 조치는 추이를 지켜봐야 될 것 같고, 슈링크플레이션이 계속 언급이 되고 있는 것에 특별한 입장은 없다"면서도 "원재료, 인건비가 올라서 불가피하게 용량이 조정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로 원가 절감 및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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