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 발표...과로사 주원인 '분류작업' 쿠팡처럼 이원화해야
상태바
택배노조,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 발표...과로사 주원인 '분류작업' 쿠팡처럼 이원화해야
  • 황찬교
  • 승인 2021.01.21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21일 새벽 분류작업 책임 등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안에는 택배노동자 과로 방지 대책이 대거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분류작업을 원칙적으로 택배사 책임으로 하되 비용을 대리점과 분담할 수 있도록 했다. 대리점이 편법으로 분류작업에 드는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겼다. 택배사는 분류작업 설비 자동화를 추진하고, 자동화 이전까지 택배기사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하게되면 분류인력 투입비용보다 높은 비용을 택배기사에게 지불하도록 했다. 택배사와 대리점이 지금처럼 택배기사에게 분류작업을 시킬 유인을 없애 과로를 방지하려는 것이다.

이외 합의문에는 택배노동자의 작업범위 및 분류전담인력 투입,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수행하는 경우 수수료 지급, 적정 작업조건, 택배비·택배요금 거래구조 개선, 설 명절 성수기 특별대책 마련, 표준계약서 등이 담겼다.
 
연말연시에 코로나 19 확산으로 택배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노동자 파업에 따른 '택배 대란'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업계 노사 갈등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분류작업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두고 가장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택배기사 과로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까대기(분류작업)'에 대한 논쟁은 위탁과 하청, 계약 등 택배업계의 복잡한 고용구조 때문에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분류작업은 배송을 나가기 전 배송될 물품을 구역별로 세분화하는 일이다. 터미널에 도착한 물품을 택배기사가 직접 분류한 뒤 자차에 실어 배송을 나가야 하는데 하루 근무시간의 절반까지도 차지할 수 있는 강도 높은 노동이다. 택배기사들은 더이상 '공짜 노동'을 할 수 없다며 분류작업 전담자 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또 분류작업 인력을 충원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이 없는 실정이다. 택배업체들은 사실상 1인 사업자인 택배기사들이 추가 인건비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 물류센터에 4300명의 헬퍼(분류작업 전담 인력)을 두고 있는 쿠팡의 사례가 주목된다. 쿠팡은 쿠팡친구(줄여서 '쿠친')로 알려진 배송인력들이 오직 본업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물류센터에서 벌어지는 모든 분류작업을 헬퍼와 자동기계장치에 맡기고 있다. 
 
쿠팡이 따로 분류 전담 인력을 두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헬퍼들은 분류업무에 집중하면서 작업 숙련도와 효율성을 올리고, 쿠친들은 배송업무만 할 수 있으니 안전 운송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한 택배기사는 "분류작업과 배송업무를 완전히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는 쿠팡 같은 좋은 예가 있다"며 "하루 빨리 분류작업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돼 더이상 과로로 쓰러지는 택배기사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JTBC영상 캡쳐

황찬교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