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수족을 잃은 우크라이나인이 2만명에서 5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병원과 구호단체, 의족업체 등의 수치를 종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이는 제1차 세계대전 때의 독일이나 영국의 피해와 맞먹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이어 1차 대전 때는 절단술이 부상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며 당시 약 6만7000명의 독일인과 4만1000명의 영국인이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세계 최대 보철 제조업체 독일의 오토복(Ottobock)은 정부와 의료기관 자료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인 절단 환자를 약 5만명으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오토복은 수족 절단 환자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자선단체 '후프 재단'은 전쟁으로 인한 중상자를 20만명으로 추산했으며, 통상 중상자의 약 10%는 절단 수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엄청난 중상자 규모는 러시아가 군인과 민간인 모두를 겨냥해 지뢰와 포, 미사일, 드론 공격을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전쟁 양상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 초기엔 포격과 미사일 공습이 주로 중상을 야기했지만, 지금은 약 1000km 전선을 따라 매설된 지뢰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족을 잃은 군인에게 최대 2만 유로(약 2800만원)를 보상해주고, 오토복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민간인을 포함해 많은 환자가 여전히 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내 병원들도 과부하 상태라 환자들이 의족 시술을 받기까지 오랫동안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가 루드녜바 슈퍼휴먼스 대표는 "환자들은 인체 위축 등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절단 후 늦어도 90일 이내에 의족 시술을 받아야 하지만 많은 사람이 1년 이상을 기다린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