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벽에 서울은 약 2mm 정도의 눈이 내렸다. 모처럼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이브. 서울 곳곳에는 주말 크리스마스를 연휴를 맞은 시민들이 가족과, 친구와 연인들이 모여 이 풍경을 즐기고 있다.
명동성당 앞에는 오후부터 인파가 모이기 시작, 저녁에는 절정을 이뤘다. 명동성당에서는 성탄절을 축하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중 시민들의 호응이 높았던 것은 가족, 친구, 연인들의 성탄절 기념 촬영이었다.
명동성당 대성전 앞에는 아기 예수 탄생 장면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다. 마리아와 요셉은 있으나 구유에 아기 예수 모습은 없다. 24일 밤 '성탄 대축일 밤 미사'에 아기 예수님이 세상의 평화를 위해 나오실 예정이기 때문이다.
성당 오른쪽에는 아기 예수께 경배하러 나선 세 명의 동방박사의 조형물이 설치돼 멋진 포토존이 돼 줬다.
대성당 뒷편에는 무염시태 마리아 성모상이 서있고, 그 앞에는 대입 합격, 가족의 건강, 직장 합격 등등의 염원을 비는 촛불들이 그 마음을 전해달라는 듯 빛을 내고 있다.
천주교서울대교구주교좌명동대성당의 크리스마스이브 주말 미사가 시작됐다. 천주교인이던 명동성당을 관람하러 온 방문객이건 모두 미사에 참가했다.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도시에 어둠이 찾아오면서 기대했던 크리스마스 야경이 펼쳐졌다. 밤이 어두울수록 빛은 더욱 사람들을 모은다.
명동에도, 신세계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크리스마스이브를 즐기는 인파들로 발걸음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 곳곳에는 경찰들이 배치돼 안전 유지에 힘을 쓰고 있었다. 거리마다 차들의 행렬은 이어지고... 청계천 주변 카페들도 불을 밝히고 테이블마다 X-MAS 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대한불교총본산조계사 앞, 절집은 큰일을 치르는 중이라 엄숙하고 조용한 가운데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크리스마스트리 조형물을 세웠다. 평소 불교와 천주교는 서로 교류하며 '부처님 오신 날'과 '성탄절'을 축하해 주곤 했다. 아픔을 겪는 가운데 기쁨을 맞이한 곳에 축하를 전하는 절집의 마음이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종교의 본모습을 깨닫게 한다.
2015년 이후 8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 서울, 모처럼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모두들 몇 년째 제자리인 월급, 영끌한 아파트 이자, 밑바닥에 깔아둔 주식 등등 모든 고민과 시름은 잠시 접어두고 즐기고 있다.
글·사진 이수빈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