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지 않은 캐롯보험, 또 고객 등급 반영 오류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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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지 않은 캐롯보험, 또 고객 등급 반영 오류 발생
  • 김상록
  • 승인 2023.10.27 09: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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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 홈페이지 캡처

캐롯손해보험이 고객의 등급 승급을 반영하지 않고 처리를 미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운전자 A씨는 26일 한국면세뉴스에 "2023년 8월 중순 부터 현재까지 등급 승급이 누락되고 있다"며 "보험사에 문의했더니 누적 정속률이 기존의 모든 정속률의 합에서 주행횟수로 나누다 보니 운행기록이 많아질 수록 변화가 적어진다는 궤변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몇달 째 같은 패턴으로 차를 운행 중인데 무슨 말도 안되는 이유냐"며 따졌고, 캐롯보험은 "정속률이 낮아서 반영이 되지 않았다며 정속률에 신경을 써달라"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가 "매달 운행 리포트가 나오고 매달 정속률은 평균 이상치로 나온다. 고객이 이런 것도 확인 안하고 문의 하겠냐"고 했다. 그는 이의 제기한 등급이라도 10월 중으로 반영해서 올려놓겠다는 답변을 캐롯 고객센터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 8월 해당 내용으로 문의한 이후 한달을 넘겼지만 등급 누락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게시판에 올린 글에도 아무런 답변이 달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골드에스 플래티넘으로 올라가는 지점에서 정속률, 주행횟수, 운행기록 운운하며 고객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27일 한국면세뉴스와의 통화에서 "고객한테 따로 전화 드려서 직접 설명했고, 양해를 구하니까 이해를 해주셨다"며 "앱에 정책이 변경된 것을 공지하면서 답변을 드리다 보니 조금 늦어져 고객이 언짢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시스템 오류는 아니고 정책상의 문제라면서 다음달 15일부터 3개월 기준으로 정속률을 따지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정속률은 운전자가 정해진 속도로 운행을 얼마 동안 하고 있는지 체크해 이를 토대로 등급 승급에 유리한 어드밴티지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일정 구간에서 규정 속도가 50~60km일 경우 해당 속도로 운행한다면 정속률이 올라가며, 속도를 지키지 않고 더 빨리 주행했을 때는 정속률이 깎이는 식이다.

캐롯은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에게 위성 GPS를 나눠주고, 각 도로 당 규정 속도를 캐롯의 시스템에 입력해 정속률을 체크한다.

A씨가 캐롯 고객센터에 문의한 정속률 관련 내용

캐롯의 등급반영 누락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는 B씨는 올해 초 자신이 가입한 캐롯 퍼마일 자동차보험의 주행 포인트와 등급을 확인하기 위해 캐롯 앱을 실행했다. 그는 주행거리 포인트를 2배로 적립할 수 있는 골드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됐지만, 누적 주행거리가 초기화된 것을 발견했다.

B씨는 "지난 2일 오전 고객센터는 바로 조치하고 연락주겠다고 했지만 이날 캐롯에선 어떤 연락도 없었다"며 "다음 날에 다시 전화하니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당시 캐롯 관계자는 'A씨가 주장한 누적 주행거리 초기화'에 대해 "해당 누적 거리는 초기화된 것이 아니라 앱상에 주행거리를 보여줄 때 연(年) 단위로 표시할지 아니면 누적 거리로 표시할지에 대한 내부 정책의 문제이지 시스템 오류가 아니다"라고 한국면세뉴스에 설명했다. 

다만 "시스템 오류에 의한 일부 고객 포인트, 등급 반영에 착오가 있었던 점은 인정하며 해당고객에 송구하다. 기존의 백업 데이터가 있어서 현재는 고객의 모든 회원 정보가 정상 복구됐다"고 전했다.

캐롯의 퍼마일 자동차 보험은 한화·SK텔레콤·현대자동차가 만든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이다. 1년 치 자동차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일반 보험과는 달리 매월 탄 만큼 보험료를 내는 후불 방식이다. 평상시 주행거리가 많지 않은 운전자는 월 후불 방식과 운행 실적에 따라 제공되는 포인트 등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시스템 운영에서 잦은 실수가 나타나며 퍼마일 자동차 보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캐롯손해보험은 배우 고윤정을 모델로 한 광고에서 '캐롯은 주행데이터로 똑똑하게'라는 문구를 강조하고 있다.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방식은 신선하고 합리적일 수 있음에도 이를 운영하는 캐롯은 그다지 똑똑하지 못한 듯하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총괄하는 캐롯손해보험은 연이은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출범 초기에는 김 사장의 야심작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았으나 그때 뿐이었다.

캐롯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16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7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19년 91억원,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793억원 등 출범 이후 매년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출시 3주년을 맞아 누적가입건수 1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발표한 것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한편, 캐롯손해보험의 모회사는 60.4% 지분을 가진 한화손해보험이다. 한화손해보험은 51.4%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생명의 지배를 받는다. 캐롯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을 포함해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 그룹 금융 계열사 지배 구조의 정점은 한화생명. 김 사장은 한화생명의 대주주인 한화 지분의 2.1%, 한화생명 지분은 0.0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캐롯이 한화 자회사이긴 하지만, 다른 주주들도 있고 주주들의 지분대로 의사 결정을 받는 회사"라며 김 사장이 총괄지휘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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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규미 2023-10-28 23:17:43
연어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