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에서 벌레 나왔는데 "인체에 해가 없다"...상황 파악 못하는 하림 김홍국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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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닭에서 벌레 나왔는데 "인체에 해가 없다"...상황 파악 못하는 하림 김홍국 회장
  • 김상록
  • 승인 2023.11.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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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푸디버디'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 최근 자사가 판매한 생닭에서 벌레가 발견된 것에 대해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인체에 무해하면 음식에서 뭐가 나와도 상관 없는 것이냐며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회장의 안일한 인식에서 나온 해당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하림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CGV청담씨네씨티에서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론칭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푸디버디'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하림 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엄마아빠의 사랑을 더해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는 생닭 벌레 논란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앞서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하림 브랜드 생닭을 구매했는데, 해당 제품에서 다량의 벌레가 발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해당 벌레는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릿과 유충으로 밝혀졌다.

김 회장은 취재진에게 "친환경 농장은 소독약을 쓰지 못해 벌레가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 앞으로 위생 관리 등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또 "딱정벌레는 이물질이기에 생산 공정에서 들어가면 안되는 것이 맞다"며 "하루 120만 마리를 처리하다 보니 5~6년에 한 번 이런 일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이물질이 발생한 제품이 소비자에게까지 나가게 된 점에 대해 잘못되고 죄송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육부터 포장까지 육계 생산 전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는 표현은 소비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인체에 해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기 전에 식재료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인데, 김 회장은 사건의 요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일부 매체들은 하림 생닭의 목 부위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된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해 보도할 정도로 굉장히 혐오스럽다.

더욱이 하림의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6월 하림의 '매콤 닭강정' 제품에서 끈적한 테이프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고, 2021년 1월에는 하림의 닭고기맛 가공 제품인 '용가리치킨'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혼입됐다. 이같은 일이 반복 될수록 하림에 대한 고객의 신뢰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김 회장은 '푸디버디' 론칭 기자 간담회에서 "네 아이의 아빠로서 뭔가를 해결해 줬다는 점에서 뿌듯했고, 자연의 신선한 재료로 향미제나 인공 조미료 없이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자녀들이 먹던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와도 그건 인체에 무해하니까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친환경 음식도 좋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위생이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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