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카야 칼라스(Kaja Kallas) 에스토니아 총리를 비롯해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연안국 관료들을 형사사건으로 지명수배했다.
13일 지지(時事)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 당국은 12일(현지시간) 칼라스 총리를 비롯해 타이마르 페테르코프(Taimar Peterkop) 에스토니아 국무장관과 시모나스 카이리스(Simonas Kairys) 리투아니아 문화부 장관 등 발트해 연안국 관료들을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렸다.
러시아 내무부가 외국인 지도자를 지명수배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러시아 내무부 데이터베이스에는 형법 조항에 따라 수배 중인 것으로 표시돼 있을 뿐 죄명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칼라스 총리 등에 대해 "그들은 역사적 기억을 모욕하는 결정을 하고 우리나라에 적대적인 행동을 한 혐의로 수배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TASS)통신은 치안관계자의 소식통을 인용해 칼라스 총리와 페테르코프 장관이 옛 소련 군 기념물을 모독하고 파괴한 혐의로 수배 명단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연안국들은 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소련 군인들을 추모하는 기념물을 포함해 소련 시절 유물을 대부분 철거했다.
최근 발트해 연안국은 옛 소련 시절의 기념비 등을 철거하고 있으며 칼라스 총리도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해 소련 시절의 기념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