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Free!] 700년 후 한국, 이 비싼 아파트에 누가 살고 있을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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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Free!] 700년 후 한국, 이 비싼 아파트에 누가 살고 있을까(1)
  • 박주범
  • 승인 2020.12.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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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뉴스 캡처
사진=KBS뉴스 캡처

우리나라 신생아 출산율이 또 최저 기록을 갈아 치울 각이다. 한국의 신생아 울음소리는 세계 198개국 중 이미 최저인데, 올해 합계출산율 0.8명대 진입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우사인볼트는 100미터 달리기 9초 벽을 못 깼지만 대한민국 엄마, 아빠들은 0.9명대 기록을 깰 것 같다.  

1992년 한국에 태어난 아기는 73만678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올해는 1월부터 9월까지 아기가 23만2317명 태어났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출생아는 30만명을 갓 넘기게 된다. 상황에 따라 20만명대로 주저 앉을 수도 있다.

우리만큼 출산율을 걱정하는 OECD국들 평균은? 1.6명이다. 우리의 배 수준이다. 어느 나라 사람에게 말해도 충격적인 수치라고 답할 것이다.

신랑 30대 후반, 신부 30대 중반. 이런 커플의 청첩장을 받아도 언제부터인가 당황하지 않게 됐다. 10년 전에는 이 커플 나이에서 각각 5살씩은 빠져야 다들 안심했다. ‘음! 아슬아슬하지만 때를 놓치지 않았군’. 20년 전에는? 남자든 여자든 3자만 넘겨도 ‘늙을 노’자를 들이대며 괴롭히지 않았던가.

확실히 결혼 늦게 하고 아이도 늦게 낳는다. 아예 대놓고 '나 혼자 산다'며 비혼을 자랑하는 추세다. 

하지만 골수 비혼주의자가 아니면 '미혼'의 이유로 경제적 안정을 말한다. 결혼한 커플도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를 '경제적으로 안정이 안됐다'고 한다. 맞벌이 하면서 평균보다 수입이 많아 보이는 커플도 그런다.

부부 합산 연봉이 1억 원을 넘어도 ‘아직 안정이 안 됐다’면 경제적 안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기승전’집’? 역시 집인가!

강남 아파트는 1993년 평균 2억2000만원이었다. 올해 평균은 21억원으로 얼추 10배다. 비강남 아파트 매맷값 역시 1993년 2억1000만원에서 올해 9억4000만원으로 5배 가까이 올랐다. 직장을 다니기 위해, 아이 학교를 보내기 위해 살아야 할 곳은 한정돼 있는데, 버는 돈을 모아서는 집을 살 수 없다. 주거에 대해서 현재 불안정하고 앞으로도 비관적인데 편하게 아이를 가져보라고 권할 수 있을까? 

번식을 여러 해 하는 동물들을 보면 의도적으로 개체군 크기를 조절한다. 먹이나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자식을 살릴 수 없거나 오히려 자식이 있어서 자기 생존이 불리해질 경우, 동물들은 자손을 낳지 않는 전략을 편다. 일단 자기가 생존한 다음 생식 기회를 노린다는 뜻이다. '인구 쇼크'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은 “생물의 역사에서 자원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개체수가 불어난 종들은 모두 개체군 붕괴를 겪었다”며 “개체군 밀도가 증가하면 포식, 경쟁, 먹이 고갈 등 문제가 생기는데 이때 치사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현재의 대한민국 아파크값은 서민의 생존과 생명유지 본능을 건드린 측면이 강하다. 작금의 현실은 (이성과 결혼하기보다는) 우선 나부터, (자식을 낳기보다는) 우리 부부부터 살고 봐야 할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값이 인간의 생명 유지 본능을 건드린 결과가 바로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다. 

현재 출산율을 이대로 이어간다면 700년 후 지구상에서 한국인이 사라진다. 그럼 그 때 서울의 이 비싼 아파트에 살고 있을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다음 주 2편으로 이어집니다)

글. 이인상 칼럼리스트. 항상 세상과 사람과의 소통을 꿈꾸고 있다. 현재 문화미디어랩 PR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LG그룹 • 롯데그룹 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dalcom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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