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시공 결정에도 임병용 대표 사과 없었던 GS건설…국민 앞에 나선 HDC 정몽규 회장 반면교사 삼아야 [KDF 시선]
상태바
재시공 결정에도 임병용 대표 사과 없었던 GS건설…국민 앞에 나선 HDC 정몽규 회장 반면교사 삼아야 [KDF 시선]
  • 김상록
  • 승인 2023.07.06 0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GS건설이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에 대해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체 1666세대의 전면 재시공 결정을 밝혔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사고 원인을 철저히 복기하고 꼼꼼한 재시공으로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 다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고였던 것을 감안하면 허창수 명예회장과 임병용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국민께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슬래브 붕괴사고와 관련해 두 달간 진행한 사고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설계·감리·시공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의 미설치 ▲붕괴구간 콘크리트 강도부족 등 품질관리 미흡 ▲공사과정에서 추가되는 하중을 적게 고려한 것 등을 지목했다. 설계와 시공, 감리에 있어서 총체적 부실이 대형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결과, 건설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드러났다"며 "설계, 시공, 감리 등 어느 한 곳이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과정과 그 결과를 모두, 있는 그대로 국민 앞에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GS건설은 사조위 결과가 발표되자 사과문을 통해 "이번 국토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저희는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고객분들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 나아가 저희 회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고객분들과 관계당국 그리고 발주처에도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대형시공사로서 설계, 시공 전 과정에 대해 무조건 무한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는 고객들의 당연한 기대에 이의 없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GS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인천 아파트 건설 현장 붕괴 사고. 사진=연합뉴스

이후 원 장관은 페이스북에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결정, 왜 이 지경까지 와야 했는지 통탄할 따름"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비싼 비용이나 오랜 관행 때문에 양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GS건설은 현장 설계도에서 기둥의 무게를 견디는 데 필요한 보강 철근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구조설계의 적정성을 따지는 건 설계사무소의 책임이라고 했다. 사고 당시 시공사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던 것과는 결이 달랐다. 입주 예정자들은 GS건설의 태도에 분노하며 전면 재시공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형 건설사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GS건설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현대산업개발의 붕괴 사고가 있었다. 지난 2021년 6월 현대산업개발이 공사를 맡은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져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7개월만인 2022년 1월에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5명의 실종자가 나왔다.

이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 17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속하게 실종된 분들을 구조하는 데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분들과 이해관계자분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정 회장은 임원들과 함께 허리를 숙여 사죄하는 등 연신 낮은 자세를 취했다. 이같은 모습이 부정적 여론을 수습하기 위한 '쇼'였는지, 진심 어린 사과였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몫이다.

그럼에도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고자 직접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 자체는 높게 평가할 만하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야만 대표이사가 사과를 할 셈인가. 지금은 대표이사의 체면을 차리기보다 이번 사고가 GS건설 및 업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고객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